BOARD

미식축구 역사 탐방(6)

최초의 한국 대표팀 경기 한미올스타전

1946년 9월 협회가 창립된 후에 가정 먼저 착수한 사업은 팀 구성이었다.
우선 일본 유학생 출신 선수와 YMCA 강습회를 통하여 선발된 순수국내파 선수들로 구성된 팀을 구성하였는데 팀 구성의 일차 목표는 팀 운영을 통하여 지도자 양성하고 이들을 통하여 각 대학 및 고교에 팀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구성된 팀으로 경기를 하여 우리의 존재감을 사회적으로 부각 시키는 것이다.

조선 주둔 미24군단 팀 vs 한국 대표팀
조선(한국) 대표팀은 1946년 12월 1일 서울운동장에서 조선군 주둔사령부 24군단 팀과의 경기를 가지게 된다. 국가대표 팀이라는 개념이 약간 모호하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팀이었고 전조선(全朝鮮)팀이므로 국가대표 팀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하겠다. 그리고 이 경기는 우리나라 팀이 경기한 최초의 미식축구 경기가 된다.

그런데 가장 놀라운 사실은 이날 관중은 무려 2만 여명 이었다고 매스컴은 보도하고 있는 것이다. 당시의 서울운동장은 매우 작은 것이었고 최대 입장가능 관중이 2만 명이었으니까 꽉 들어찼다고 보아야 겠다.

최초의 한국 대표팀 사진/경향신문 제공

한미올스타전 준비 대표팀 연습장면 1946년 11월 서울운동장 경향신문 제공

장박은 감독 겸 풀백, 전이락은 주장
이 경기를 위하여 협회는 당시에는 상상도 못할 자금과 노력으로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특히 코치(감독) 장박 선생님을 중심으로 한 유학생 출신 선수들과 그간 국내에서 선발된 국내파 선수들은 10월과 11월 거의 두 달 동안 맹훈련을 하였다.
이 당시 국내파 선수들은 미식축구를 한다는 자부심이 대단했었다고 한다. 장박 선생님은 코치(감독)겸 풀백으로 출전하셨고, 전이락 선생님이 주장으로, 포지션은 하프백으로 출전 하셨다. 쿼터백은 한성택(보성전문졸, 고려대)과 배봉욱(릿꾜대 졸)이었다. 선수 구성은 일본 유학생 출신이 14명이었고, 사범대(서울사대), 국립대(서울대), 보전(고대), 연전(연대) 및 기타 직장인 등이 13명으로 모두 27명이었다..

한국팀 선수 명단

선수 명단
코치(감독): 장박/주장: 전이락(메이지)
선수: End/김영달(전 메이지), 백대흥(서울사대), R Tackle/오철수(전 호세이), 엄동순(전 고려대), 배사국(조영), R 가드/손기완(전 호세이), 이종인(서울대), 센타/이종현(전 메이지), L 가드/김우영(전 일본대), 전두영(서울대), L 택클e/인산(전 고대), 박상근(전 연대), 김한식(서울법대), LE/황성규(전 일본대), 황영수(조여 ?), 박노정(상공회), QB/한성택(전 고대), 배봉욱(전 릿교대), R하프백/전득수(전 호세이_), 김덕배(서울대), L하프백/전이락(전 메이지), 이규덕(전 메이지), FB/장박(전 와세다), 김영환(전 일본대) 이상 25명

참고: 사대(서울대사범대), 현법대(서울대법대), 국대(국립 경성대로 문리대, 의예과...) 보전(고려대), 연전(연세대), 전법대(일본 호세이대)

한미(조미) 올스타전 경기 당일 기사 예고 1946년 12월 1일 경향신문

관중 2만명 서울운동장 매진, 배화여고 합창단 600명
먼저 경기 결과는 비록 7-14로 조선선발이 패배하였다. 그러나 경향신문의 보도는 다음과 같다.
“조선 체육사에 새 페이지”, “경기는 매우 박진감이 있었으며 우리가 주도를 하였다”, “조선 청년의 기개를 펼친 경기”라고 대회를 공동 주최한 경향신문은 보도하고 있다.

조선대표와 주한미군 올스타전 경기 장면 서울운동장 1946년 12월 경향신문 보도

한미 올스타전 대회의 주요 보도 내용
우선 경기 전날(11월 30일)에 미식축구에 대한 규칙 소개, 경기 관련 요령, 팀 사진, 선수명단 등을 전 지면을 할애하여 보도하였고, 경기 당일(12월 1일) 신문은 “오늘 대망의 미식축구 대 시합” “白熱化(백열화)할 접전” “승리는 어데로 ? ” “서울운동장에서 개막“라는 타이틀로 시작되었다.
”장안의 인끼를 독차지하고 대망(크게 기대)하는 조미국전 아메리칸•풋볼이 원동 서울운동장에서 오늘 한시 반부터 드디어 개막하게 되었다.
경기 관람 표 2만장은 이미 매진상태“라고 보도하고 있다.
당시 유억겸 문교장관은 “해방 전에 미국에 갔을 때 아메리칸풋볼 •껨을 왕왕이(자주) 본적이 있었으며 미국에서는 미식축구 선수는 명예와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입장식은 600명의 배화여중생이 미국과 조선국가의 합창으로 시작하였고, 이어 각 선수들에게 꽃다발 증정, 군정장관 러시의 축사 등이 이어 경기가 시작되었다.

아깝게 실기, 패했지만 잘 싸웠다
경향신문은 경기 내용에 대해서도 “아까웁게 실기(失機)” “조선군 최후 공격도 무위”라는 타이틀로 매 쿼터별로 상세하게 다음과 같이 보도하고 있다.
[제 1期(기, 쿼터)] 미군측의 킥오프로 개시되었다. 조선군은 공격기회를 잡고 미군 골라인 1야드 까지 이르렀으나 아깝게 득점을 못하고 양 팀 1기(쿼터)를 마쳤다.
[제 2期] 조선군이 킥오프로 미묘한 작전(트릭 플레이)으로 적을 압도하면서 우세를 보였으나 승부 없이 전반을 마쳤다.
[제 3期)] 조선군 킥오프로 시작을 했는데 불의의 포어드•패스 실패로 적에게 텃취•따운을 선취 당하자 조선군 역시 이에 굴하지 아니하고 8분경에 장박(張博)군의 40야드 앤드런으로 돌진하여 텃취•따운에 성공하야 관중 2만 여명은 열광적 성원을 보내고 제 4期(쿼터)로 갔다.
[제 4期] 미군의 킥오프로 시작. 조선군은 미군의 10야드까지 밀고 돌진하였으나 미군에게 공격권을 빼앗기고 최후 2분전에 적에게 텃취•따운을 허용하였고, 조선군은 최후의 공격을 폈으나 득점치 못하고 결국 7-14로 조선군이 패퇴하였다. 이 경기에 대한 기사를 보면 먼저 "불의의 포어드•패스 실패"란 아마 패스가 인터셉트 당했다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당시 규칙은 매 쿼터마다 킥을 해준 것 같다.

경향신문의 경기 결과 보도 46년 12월 2일 "아깝지만 잘싸웠다"

어! 병신이 되는 사람이 없네... 체육회 내 미식축구 협회 위상 급상승
이 날 경기 후에 미군 팀 체육관계자 및 코치들, 그리고 조선체육회 임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조선군의 “실력에 경탄” 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그리고 관중들은 저렇게 부딪쳐도 병신이 되는 사람이 없는 것에 모두 신기해했다고 한다. 당연히 체육회 내에서도 우리 미식축구 협회의 위상은 올라가게 되었다. 그러나 저러나 이 날 경기에 감격한 전경무 회장은 다음해 3월에 하와이 원정 계획을 발표하게 된다.

장박 선생님은 약주 한잔을 들고 기분이 좋아 지시면 예전의 경기를 자주 말씀하셨는데 이 날의 경기도 당신의 단골 메뉴였다. “ 야 ! 40야드 독주 후에 앤드 존에 누웠는데 못 일어나겠어... 그런데 관중의 환호성은 그게 아니야, 그냥 피를 끓게 하는 거야...” 이 말은 내 귀가 따갑게 들은 이야기 중에 하나다. 그런데 그 당시 나는 이 말이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장박 선생님 파이팅! 대단하셨습니다. 그리고 죄송 합니다. 그때는 정말 몰라봤습니다”

화려한 한미 올스타전 대회 임원 명단

참고자료:
(1): 1946년 12월2일 경향신문 경기 후 보도내용
(2): 1946년 11월 31일 경향신문 경기 예보기사
(3) 조선일보: 1946년 12월 2일 보도기사
(4) 경향신문: 1946년 11월 30일, 12월 1일, 12월 2일 보도기사
(5) 개인면담: 미식축구원로 장박, 주원복님들과 대담 중에서